문과출신에겐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이야기, 하지만 작가는 어려운 개념을 , 사람들이 좋아할 주제를 쉽게 풀어내었다. 박권, 한국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부의 추천의 글이 맘에 들어 옮겨본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삶을 사는 데는 오로지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아무것도 기적이 아니라고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어떠한 곳에서도 과학을 보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곳에서 과학을 보는 것이다.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우주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듯이, 모든 것에서 과학을 보는 사람에게는 우주가 숨겨진 아름다은 비밀을 알려준다. 하지만 과학은 어렵다. '과학이 필요한 시간'은 이토록 어려운 과학을 우리의 일상 곁으로 데려온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 생명과 인지, 블랙홀과 우주,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무한과 밀레니엄 문제 등과 같은 어려운 주제를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고 유쾌한 일상의 언어로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박권, 한국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
작가소개
궤도 Orbit , 과학 커뮤니케이터, 유튜브 과학 채널 <안될 과학>의 진행자
연세대학교 및 대학원,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천문우주학을 공부하고, 청와대 과학기술 부냐 정책자문위원과 서울예술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다. <KBS 뉴스특보>에 출연해 국내 최초 대한민국 발사체 누리호 발사 생중계 해설을 했어며, iHQ <G 식의 밤>, MBN <스라소니 아카데미>, JTBC <국과대표>등 다양한 TV 및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이말년 작가의 채널 <침착맨>에서 진행한 2021년 침투부 어워즈의 대상 및 3관왕을 수상하며 과학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알렸다.
현재도 다양한 방송 및 온라인 플랫폼에서 과학 전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과학이라는 문화로 세상을 바꿀 날을 위해 밤낮없이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
줄거리
어려운 과학이야기를 쉽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목차에서부터 느껴지는 책이다. 다양한 과학소재를 총 5부에 걸쳐 쉽게 설명해 준다.
1부 기계가 인간을 위해 노래할 때 (인공지능, 기계학습, 가상인간 등)
2부 당신 인생의 이야기 (시간, 기억, 꿈 등)
3부 블랙홀에 빠지는 가장 우아한 방법 (블랙홀, 중력파 등)
4부 최종 이론이라는 아름다운 꿈 (상대성 이론, 엔트로피, 양자역학 등)
5부 무한보다 더 큰 무한을 담는 언어(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차원, 푸앵카레 추측, 무한 등)
시간 -어릴 적 지루했던 시간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흐를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것이 정말 있다면, 바로 시간일 것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관찰자의 기준으로 빠르게 날아가는 로켓 안의 시간은 관찰자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르며,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시간은 지구 표면에 붙어 있는 사람보다 빠르게 흐른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의 시간이 동일하게 흐른다고 봐도 좋겠다.
시간의 속도를 다르게 느끼는 이유
실제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지 않아도 우리가 시간의 속도를 다르게 느끼는 경우가 정말로 존재한다.
어릴 적에 자려고 누우면 잠은 안 오고 시간이 느리게 가서 지루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루의 길이도 꽤 길었던 것 같고, 매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갈망하며 그 방법을 찾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가 너무 짧다. 어느새 1년이 다 흘러가 버리고, 내년에도 비슷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러 한 설명은 물리학보다는 뇌과학과 관련 있다 젊을 때는 새로운 학습이나 보상 과정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물질이 분비된다. 쉽게 말해서 외부 자극을 해석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것인데, 많은 생각들이 정신없이 생겨나니 상대적으로 외부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들고 반복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자극도 점점 줄어들어, 예전처럼 뇌는 세상을 새롭게 느끼지 못하고 별다른 보상도 받지 못한 채로 하루하루 비슷하게 살아간다. 인지하는 세월은 그렇게 빨라진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시간은 보통 일정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뿐이다. 스위스 장인의 명품 시계처럼 시간이 얼마나 정교하게 흘러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흘러가는 이 시간 위에서, 주어진 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곳곳에 숨겨진 경이로움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늘 신선한 자극을 주는 과학도 좋고, 철학이나 예술이어도 문제없다. 아니면 당장 내일 아침 출근길부터 처음 가보는 경로로 이동해 보면 어떨까? 손바닥만 한 화면에 얼굴을 묻는 대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주변을 관찰해 보면, 아마 첫 출근길만큼 길게 느껴지는 여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늘 새로운 생각을 해보자. 낯선 기억이 *시냅스에 저장되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대량 분비되기에, 시간은 점점 느려질 것이며 하루를 이틀처럼 보내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남들의 100세 인생보다 긴, 200세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아쉬울 것도 많은 이 세상에서, 모두가 알차고 넘치는 경험으로 지겨울 만큼 느린 시간을 보내길 간절히 소망한다.
*시냅스(synapse) : 뉴런 상호 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관계나 접합부위.
*뉴런(neuron) : 신경계의 단위로 자극과 흥분을 전달한다.
느낀 점
책의 5부에 무한이라는 주제의 글이 있다. 무한이라는 정의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프리카의 호텐토트 부족의 수를 세는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큰 수의 필요성을 딱히 느끼지 못하는 아프리카의 호텐토트 부족은 1부터 3까지의 수는 셀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무조건 많다고 대답한다. 과학의 새로운 주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이기도 하지만 문득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넘치는 경험으로 지겨울 만큼의 느린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작가의 바람과 단순하게 사는 또 다른 누군가의 삶 중 어떤 삶이 행복한 것일까? 과학책을 읽다 갑자기 웬 행복타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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